진순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 - 오카리나 소녀 오다미

오카리나소녀 오다미 싱글앨범 발표!

오카리나 소리에 매혹되어 사람이 되고 싶었던 남이섬 타조 오다미가 EP앨범에 이어 싱글앨범을 발표하였다.오카리나 소녀 오다미의 진짜 모습은 남이섬에 살고 있는 타조다. 그럼 타조가 어떻게 오카리나 연주를 할 수 있을까? 오카리나 소녀 오다미는 세계 최초 사이버 오카리니스트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사이버 오카리니스트 오다미 캐릭터와 음반을 프로듀싱한 오카리나 작곡가 겸 제작자(오다미 오카리나대표) 유종현씨에게 오다미 싱글앨범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얼렁뚱땅 인터뷰 전문

장병철 기자(이하 ‘장’): 유종현씨, 안녕하세요? 1집 인터뷰할 때 여친한테 버림받고 처절한 삶을 살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아직도 라면만 끓여 드시는지요? ㅋㅋ
유종현 작곡가(이하 ‘유’): 네? 허허. 아직도 라면만 먹고 있삽니다.
장: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시네요. 세상에는 이미 정해진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사람이 있는데 님을 보고 그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여겼더랬습니다. 당신 때문에 삽니다ㅋㅋ
유: (멱살을 잡고 싶지만 꾹 참는다)
장: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 짧게 짧게 인터뷰하겠습니다. 곡이 달랑 두 곡이던데 대충 어떤곡인지 아주 대에충~, 설명 좀 해주세요.
유:(살짝 째려보며 독백 친다) 참 네가지 없는 자식이군, 인터뷰 끝나면 불꽃 싸다구로 종소릴 듣게 해주겠어. (밝은 표정으로 바꾸며) 네, 달랑 두 곡 중에 한 곡은 저의 곁에서 말 없이 10년간 사랑을 전해준 진순이가 모티브가 되어 주었구요, 다른 한 곡은 가을이면 항상 느껴지는 저만의 마음을 표현한 곡입니다.
장: 진순이라면 ‘개’를 말하는 거 같은데 갑자기 식욕이 댕기네요.
유: 뭐요?
장: 하하, 그냥 웃자고 한 소리였습니다. 혹시 목에 개줄을 착용해 본 적 있습니까?
유: 아니요, 아직 그런 적은 없습니다.
장: 저는 개줄을 목에 차고 우유에 탄 콘푸레이크를 개처럼 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유: 왜요?
장: 여자 친구 생일 퍼포먼스였거든요.하하하
유: 아, 그러세요.ㅋㅋㅋ(변태? 이놈 정말 제 정신은 아니군)
장: (반색하며) 웃깁니까? 저는 버림받았습니다.
유: 축하드립니다.
장: 고맙습니다. 그럼 곡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유: 10년 전, 어느 여름, 반가운 비소식에 지렁이들이 꿈틀꿈틀 비를 맞으며 환희에 들떠있었는데 아차하는 순간 한 녀석을 밟아서 즉사시키고 말았습니다. 장렬히 전사하는 녀석과 눈이 마주친 순간부터 우울증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장: 조금 믿기지 않는데 확실히 눈이 마주쳤나요? 지렁이 눈은 퇴화된 줄 알았는데 눈이 있군요.
유: 증거가 없으니까 확실합니다.
장: 맞는 말씀이십니다, 계속 하시죠.
유: 우울증에 빠져 기마자세로 라면을 먹으며 바깥세상과 단절된 생활을 한지 세 시간만에 엄니가 강아지 한 마리를 사가지고 오셔서, 이젠 기마자세를 그만해도 괜찮다고 다독여 주셨고 강아지와 전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장: 단 세 시간만에 우울증이 사라졌다? 그건 우울증이 아니지 않을까요?
유: 그러세요? 그러니까 여자친구가 없는 겁니다.
장: 뭔 소립니까?
유: 이야기 진행하겠습니다. 강아지 진순이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눈물짓듯 웃어주는 하얀 들꽃처럼 순수한 향기가 느껴졌지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진순이에 대한 저의 사랑은 점점 무뎌졌습니다. 어른이 된 진순이는 마당에서 개줄에 묶인 체 항상 저를 기다렸지만 저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미안하다는 말만 하며 산책을 하루 이틀 미루곤 했습니다. 간절한 소망을 담아 절실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며 애원했는데, 저는...외면했습니다.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기다렸고 눈이 오면 눈을 맞으며 저의 모습만 기다렸을 겁니다. 그걸 알면서도 저는.... 외면했습니다. 귀찮았습니다. 진순이가 싫은 건 아니었지만, 퇴근하고 집에 오면 만사가 귀찮았습니다.

스스로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진순이는 이제 할머니야,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구...올해에는 진순이와 함께 남이섬 주변에 있는 산으로 가서 살 계획을 세웠습니다.아무도 없는 산속이라면 진순이에게 목줄을 걸 필요도 없을 것이고 자유롭게 맘껏 뛰어 놀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삶과 죽음은 제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더군요. “진순아, 조금만 기다려, 조금만 기다리면 이런 목줄 따위 필요 없는 산으로 갈거야. 조금만 참자.” 매일 매일 얘기해 줬는데, 진순이가 먼저 떠나고 말았습니다. 진순이를 묻어주던 날 비가 많이 왔더래습니다. 그래서 곡 전체를 빗소리로 배경을 채웠습니다.

장: 여기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유: 네? 이제 말문이 트였는데요. 조금만 더...
장: (화를 내며)조금 있으면 6시 내고향 한단 말이에요. 에이, 그럼 빨리 끝내세요.
유: 아,네. 두 번째 곡은 가을 그리고 말리얀, 이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장병철 기자 갑자기 장비를 챙기더니 인사도 없이 쏜살같이 달려 나간다)
장: 도저히 안되겠어요. 6시 내 고향, 억척 리포터 김양 얼굴 꼭 봐야하거든요. 다음 앨범 나오면 삐삐쳐요!!
유: 던져버릴까보다, 뭐, 저따위 자식이 다 있어!!



오다미 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따르면 세계 최초 사이버오카리니스트 오다미는 향후 100억원 규모의 뮤지컬 및 애니메이션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류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우며 열변을 토했다. 하지만 오카리나소녀 오다미 EP앨범에서 말했듯이 별로 믿음은 가지 않으니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게 좋을 것 같다.


발매일 : 2010.9.13

수록곡

  1. 가을 그리고 말리얀(메타세쿼이아길을 걷다)
  2. 진순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
  3. 가을 그리고 말리얀(Guitar ver.)
  4. 진순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Piano ver.)
  5. 가을 그리고 말리얀 (MR)
  6. 진순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 (M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