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소식오카리나는 가장 인간적인 악기이다.

마을지기
201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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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칼럼을 통해 오카리나의 구조와 음색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았다.이번 칼럼에서는 오카리나에 대한 논리적, 철학적인 생각을 풀어보려한다.오카리나는 분류적으로 베셀플룻이다.베셀플룻은 구조적으로 관악기에 비해 호흡에 민감하다.왜냐하면 호흡이 그냥 빠져나가는게 아니게 아니라 공간에 갇히고 그 압력에 의해 음정이 결정되기 때문이다.그러다보니 호흡, 즉 바람의 세기에 따라 음정의 변화가 심한 악기가 바로 오카리나인 것이다.그럼, 이것이 오카리나의 단점일까?아니.오카리나의 가장 큰 장점이 두가지 구조적 특징의 결합에 따른 매력적인 음색이라면,오카리나의 두번째로 큰 장점은 바로, 그 구조적 특징에 따른 호흡의 민감성이다.악기 중에는 정해진 음만 낼 수 있는 악기도 있고, 그렇지 않은 악기도 있다.전자는 대표적으로 피아노가 있다. 부는 악기 중에는 하모니카도 있다.이 악기들은 조율된 상태의 음만을 낼 수 있다. 연주를 세게하던 작게하던 볼륨의 변화는 있을지언정 음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반면에 많은 악기들은 연주기법에 따라 얼마든 조율된 음 이외의 피치 조절이 가능하다.그리고 오카리나가 특히 더 그러하다.기본적으로 현대 음악에선 한옥타브를 12등분하여 그 음들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고 연주를 한다.이론적으로 12개의 음 이외의 음은 \'틀린\' 음인 것이다.하지만 이 정확하지 않은 틀린 음들은 실제로 사용되며 음악을 기계적이지 않고 음악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예를들어 기타를 연주할 때 현을 위아래로 당겨 피치에 변화를 준다던지, 가야금을 연주할 때 현을 눌러주며 농현을 준다던지, 또는 노래를 하는 가수가 가사마다 또박또박 정해진 음으로만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처럼 자연스럽게 부르거나 바이브레이션을 주는 등의 행위 모두 12개의 음만을 사용하는게 아닌 행위들인 것이다.악기는 음악을 연주하는 도구이다.모 프로그램에서 어떤 가수가, 가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을 하였다.\"가수는 몸이라는 악기를 가지고 연주하는 사람\"즉, 인체는 훌륭한 악기이다. 목소리보다 더 좋은 악기는 없다, 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만약 사람의 목소리, 또는 연주 행위가 마치 사람이 노래를 부르는 것과 가장 유사한 행위 또는 표현력을 가질 수 있는 악기를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오카리나라고 할 것이다.왜냐하면 오카리나는 사람이 노래를 부르는 듯한 호흡을 그대로 따라가는 악기이기 때문이다.노래를 부를 때 낮은 음은 약하고 부드럽게, 고음은 세게 부르듯이 오카리나도 마찬가지이다.노래 가사를 부르며 혀를 놀리듯이 음마다 텅잉이라는 혀놀림을 해야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단지 소리를 성대가 아니라 오카리나가 대신 내줄 뿐, 노래를 부르는 행위가 연주가 되는 악기가 바로 오카리나인 것이다.물론 다른 관악기도 마찬가지겠지만, 호흡적인 면에서 볼 때나 풍부한 음의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볼 때 오카리나야 말로 목소리 다음으로 훌륭한 악기라고 생각을 한다.심지어 평균적으로 사람이 노래를 부를 때 사용하는 음역대와 오카리나의 음역대가 비슷하다.그 증거가 바로, 대중 누구나 편안히 부를 수 있게 선곡되어지고 만들어지는 곡의 모음 중 하나인 \'찬송가\'에 사용된 음역대와 오카리나의 AC키와 일치한다.(낮은라~높은파)다른 악기들이 인간이 낼 수 없는 소리와 음역대를 구현한 것이라면, 오카리나는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표현을 흉내낸 악기, 인간을 닮은 악기가 아닌가 한다.사람은 정해진 음만 내는게 아니라 자유자재로 음의 변화를 만들어내며, 오카리나도 그러한 표현이 가능하다.사람은 호흡으로 노래를 하며, 오카리나도 호흡으로 연주를 한다.사람은 혀를 놀려 가사를 부르며, 오카리나도 혀를 놀려 음을 명확히 한다.사람은 배와 몸으로 울림을 주고 성대로 소리를 만들어내며, 오카리나도 악기전체로 울림을 주고 엣지로 소리를 만들어 낸다.그리고 사람은 흙으로 돌아가며, 오카리나는 흙으로 완성된다.오카리나는 여러모로 가장 인간을 닮은 인간적인 악기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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