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소식[칼럼] 일본 오카리나는 다 불량품인가?

작설향
2007-04-07
조회수 3687
오카리나 상식 하나... 오카리나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어떤 악기를 사야하는지 큰 고민을 하게 된다... 여기저기 동호회를 둘러 보며 사용기와 추천하는 악기를 살펴 보기도 하고 판매사이트를 서핑하기도 하면서 나름대로 좋은 악기를 사기 위한 준비를 한다... 이 과정에서 어떤 악기를 사라고 딱 말하지는 않지만 제일 많이 듣는 얘기 중에 하나가 \'오프라인에서는 악기를 사지 말라\'는 것이다... 처음 오카리나에 입문을 할 때 초보들이 제일 혼란스러워 하는 부분 중에 하나로 모든 물건은 직접 보고 사는 것을 더 좋아하는데 오카리나만큼은 예외다... 그만큼 동호인들은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비해 품질이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오카리나를 사지 말라고 하는 것은 흔히 말하는 저질의 대량생산 공장제 오카리나를 사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며 온라인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오카리나 제작자들을 인정해 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지 말라는 오카리나는 일본에서 들여온 오카리나도 포함된다... 오카리나 상식 둘... 많은 오카리나 동호인들은 일본에 가면 오카리나를 하나씩 사서 들어 온다... 그리고 가지고 와서는 우리가 지금까지 불어 오던 오카리나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당황을 하고 쉽게 불량 판정을 내리고 만다... 그리고는 한국의 오카리나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하면서 자부심을 갖는다... 바람이 섞인 음색... 조금만 호흡을 높여도 확 올라가는 피치... 작은 소리... 답답함... 그야말로 한 번 불어 보면 그다지 다시 불어 보고 싶지 않은 오카리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는 또 생각한다... \'일본은 오카리나를 오래 만들었다고 하는데 왜 이 모양이지?\' 오카리나 초보의 치기 많은 오카리나 동호인들이 일본의 오카리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소지로\'와 \'혼야\'는 좋지만 그들이 쓰는 오카리나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다... 필자도 처음으로 대량의 일본 오카리나를 불어 보았을 때 위에 적은 이유들로 굉장히 당황스러워 했던 기억이 있다... 오카리나를 시작한지 일년도 채 안되었을 때였다... 그런 초보의 느낌으로 봤을 때 모든 악기가 다 불량품이었다... 그걸 한국의 동호인에게 보여주겠다고 소중하게 싸온 일본 오카리나계에서 꽤 유명한 분의 성의는 아랑곳없이 어디 이런 허접한 오카리나를 가지고 와서 보여주냐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코웃음을 쳤었다... 이런 내 생각이 옳았을까?  다른 악기들과 다른 오카리나의 특성이 하나 있다... 만드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오카리나의 특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게다가 한 사람이 만들었다고 해도 시기마다 다른 악기가 만들어지고 심지어는 같은 틀에서 만들어서 함께 구워냈어도 다른 음색을 지니기도 한다... 오카리나는 다른 악기에 비해 그 편차가 상당히 심하다고 할 수 있다...  뭐가 다른거야? 이런 면에서 한국의 오카리나와 일본의 오카리나는 상당히 다른 길을 걸어 왔다고 생각한다... 다른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호흡량의 차이일 것 같다...한국의 오카리나는 일본의 오카리나에 비해 호흡량이 많다... 그리고 높은 음으로 올라갈수록 필요한 호흡량이 많아진다... 반면에 일본의 오카리나는 기본적인 호흡량이 굉장히 적게 들어가고 고음이라고 해서 저음에 비해 굉장히 많은 호흡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 오카리나를 불던 사람이 처음으로 일본 오카리나를 불면 고음에서 \'픽~\'하는 바람소리를 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시원하게 불어제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람소리도 귀에 거슬린다...  왜 다른 거야? 그럼 이런 차이가 도대체 왜 생겼을까? 하나... 어디서 불껀데?여기서 한 번 가장 멋지게 오카리나를 부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가? 필자 개인적으로는 시냇물이 흐르는 산골짜기에서 바위를 디디고서 새들이 주위에서 날아다니는 가운데 고고하게 소리를 뽑아내는 모습이 상상된다... 무슨 의미일까? 한국의 오카리나 동호인들은 야외에서 부는 오카리나를 더 멋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호흡이 많이 들어가더라도 음량이 큰 오카리나를 선호했을 것이다... 둘... 뭘 듣고 만들었는데?우리나라의 오카리나 문화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소지로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초기 동호인들에게 있어서 아마도 소지로는 \'오카리나의 성인\'으로 따라잡아야만 하는 스승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많은 오카리나 제작자들이 오카리나를 제작한 동기를 보면 \'대황하를 듣고 오카리나에 빠져서 오카리나라는 악기를 샀는데 같은 소리를 낼 수 없었다... 그래서 직접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의 패턴을 읽을 수 있다...하지만 소지로의 연주는 이미 음향적인 조정을 거친 소리이다... 연주후 잡음을 빼고 바람소리 죽이고 해서 나온 결과물을 보고 그대로 만들려고 했으니 실제 악기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간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즉, 소지로의 음반에 속은 것이다... 셋... 초보한테는 뭐가 좋아?사람마다 의견이 틀릴 수는 있겠지만 음량이 많이 들어가는 오카리나가 음량이 적은 오카리나에 비해 다루기가 훨씬 쉽다... 음량이 적으면 각 운지별로 호흡의 양을 미세하게 조절을 해야 하는데 초보로서는 그런 테크닉을 익혀서 좋은 소리를 내기가 정말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다... 호흡 밀어 넣어 주는대로 다 받아 주는 한국오카리나가 처음에 접근하기 더 쉽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어쩌라는 건데? 이상 오카리나를 보는 일반적인 상식에 대해 약간의 딴지를 걸어 보았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오카리나는 그 갯수만큼의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인정하는 완벽한 오카리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제작의 의도에 따라 그 편차도 심한 편이다... 하물며 서로 다른 의도로 만든 한일 양국의 오카리나가 서로의 마음에 쏙 들 리가 없다... 하지만 일본의 오카리나는 일본의 오카리나로서 그 의도에 맞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기준에 맞추어서 일본 악기를 불량품이라고 단정지어 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겠다... * 그동안 오카리나를 불어 보면서 느꼈던 생각과 여러 다른 사람들과 의견 교환을 해 본 것을 같이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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