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오카리나는 여러가지 키(KEY)가 있습니다.
각 키마다 크기가 다른데, 높은 음을 내는 악기 일 수록 크기는 작습니다.
일반적으로 C, F, G. 이 3음을 으뜸음으로 주로 제작되며, 옥타브에 따라 소프라노, 알토, 베이스의 명칭을 앞에 붙여줍니다.
(한 때 국내에 많이 수입된 일본 나이트社가 사용한 표기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탈리아나 일본의 대표적인 메이커인 아케타社는 숫자로 옥타브 구분을 합니다. 현재는 국내에서 주로 통용되는 표기법을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높은 옥타브를 가진 C키 오카리나는 소프라노를 붙여서 Sop-C, 혹은 줄여서 SC라고 표기하며
그보다 한옥타브가 낮은 것은 Alto-C (AC),
더 낮으면 Bass-C (BC) 라고 표기합니다. 제작사에 따라 베이스 대신 테너라고 (TC)라고 표기하는 곳도 있습니다.
베이스보다 더 낮은 악기는 콘트라베이스라고 합니다.
그래서 작은 크기의 고음악기부터 나열하면
SC - SG - SF - AC - AG - AF - BC(TC) - BG(TG) - BF(TF) - CBC
이렇게 됩니다.
그런데 F키와 G키는 한음 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수요가 한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국내에선 C키와 G키를 많이 사용하며, F키를 만드는 제작사 역시 많지 않습니다.
솔로 연주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기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악기는 SC, SG, AC. 3종류이며, 낮고 포근한 음색을 좋아할 경우 AG나 BC도 종종 사용됩니다.
이보다 낮은 악기들은 솔로 연주보단 주로 합주 시 사용됩니다.
이외에 다른 키의 악기를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오카리나 연주자인 일본의 노무라 소지로의 경우 자신의 악기를 직접 만들어 연주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어느날 G키를 만들려다가 G#키의 악기가 나오게 된 것을, 평소라면 불량으로 처리해서 버렸겠지만 당시 그 악기의 소리가 너무 마음에 들어 그 악기로 음반을 내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악기로 연주된 곡의 경우엔 다른 사람들이 따라 연주하기 위해선 악보 상에 반음이 많거나 음역이 맞지 않아 조옮김을 해야합니다.
C키 악기는 운지법과 실제 나오는 음이 같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이런 이유로 초보자들에게 C키를 권유),
F키나 G키 악기는 이조악기이기 때문에 운지법과 실제 나오는 음이 다릅니다.
쉽게 말해서 C키 오카리나의 "도레미"운지법을 G키 오카리나로 하게되면 실제론 "솔라시"음이 납니다.
즉, 소리를 낼 수 있는 음역대도 서로 다릅니다.(하단 음역대 그림 참조)
물론 각 키마다 절대음으로 운지법을 익히면 좋지만, 일반적으론 그렇게까지 연습을 하진 않고, 악보를 C키 오카리나 기준으로 조옮김을 하거나 반주를 각 키에 맞춰 제작을 하기 때문에 어떤 키의 오카리나든지 악보는 동일한 음역대의 악보를 보게됩니다.
오카리나의 또다른 특징은 키와 가장 낮은 음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다른 악기들은 일반적으로 C키라고 하면 C음부터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카리나는 C키의 시작음이 그보다 낮은 A입니다.
이는 오카리나의 발전과정에서 생긴 결과인데, 오카리나도 처음엔 C부터 음이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 저음(레, 미)의 반음을 편하게 내주기 위해 작은 구멍을 뚫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레b, 미b을 쉽고 정확하게 낼 수 있는 동시에 도b인 낮은 시음도 낼 수 있게 저음으로 확장이 1차적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즉, 구멍하나로 반음 운지의 편의성과 저음 확장이라는 두가지 효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이후 낮은 라까지 음역의 확장을 이루게 된 것은, 오카리나의 효율적인 생산 과정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오카리나는 흙으로 만들고 구워 나오는 악기이기 때문에 건조 과정과 소성 과정에서 수축을 하게되는데, 이때 내부 공간의 부피 변화가 예상과 달라지면 불량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앞서 언급한 노무라 소지로의 경우처럼)
그래서 일본의 오카리나 메이커인 아케타社는 한쪽에 조율구멍을 뚫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건조를 마친 악기의 키가 맞지 않으면 이를 파기하지 않고 추가 구멍을 작게 뚫어서 원하는 키로 맞춘 것입니다. 이렇게 뚫게된 구멍을 추후엔 운지구멍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 결국 낮은 라까지 음역이 확장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아케다가와 다케다는 이에 대해 특허를 취득하게 되고 50년간 독점으로 13음역 오카리나를 생산하다, 특허 보호 기간이 만료된 1980년대 이후엔 누구나 낮은 라까지 낼 수 있는 오카리나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케타오카리나는 처음 조율 구멍을 뚫었던 위치와 비슷한 곳에 [낮은 라] 구멍을 뚫었다. 이 구멍은 검지손가락을 밀어 손가락 두번째 마디로 막는다.
나이트오카리나는 아케타사의 특허가 만료되자, [낮은 라]구멍을 양손이 대칭이 되도록 왼손 중지 구멍 앞에 뚫었다. 즉 이중 구멍을 모두 양손 중지로 막는 형태.
한국에선 [낮은 라]구멍을 아케타오카리나 처럼 오른손 검지를 이용하는 방식을 따르되, 낮은 시처럼 앞에 뚫어서 막게 하였다.
일반적인 이탈리아식 오카리나의 상대 음역대
이탈리아식 오카리나의 각 키별 절대 음역대
앞서 언급했다시피, 오카리나는 여러 종류의 키가 있고, 각기 서로 다른 음역대의 소리를 내주지만,
실제로는 C키 음역대의 악보만 사용한다. (그래서 오카리나는 악보를 보기가 무척 쉬운 편.)
즉, F키나 G키 오카리나를 가지고도 C키 음역대의 악보를 보고 C키 운지법대로 연주한다.
소프라노이든, 알토이든 역시 같은 악보를 사용하며, 경우에 따라 악보에 사용할 키를 표기해준다.
F키나 G키로 연주했을 때 문제는, 다른 악기와 서로 음이 맞지 않는다는데 있다. 만약 다른 키의 오카리나나 피아노, 기타 등 다른 반주악기들과 함께 합주를 한다면 문제가 된다. 이럴 땐 반주자에게 조옮김된 악보를 별도로 줘야하며, 반주(MR)와 함께 연주를 한다면 각 키에 맞춰 제작된 반주음악과 함께 연주를 해야한다.
일반적인 영국식 오카리나의 상대 음역대
일반적인 이탈리아식 오카리나의 상대 운지법
일반적인 영국식 오카리나의 상대 운지법
더블, 트리플 오카리나 개요
오카리나 개량의 역사는 더 아름다운 음색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더 많은 음을 내기 위한 음역 확장의 역사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지금의 오카리나가 만들어진 이후, 수많은 제작자들은 더 많은 음을 내기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였습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는 더 많은 운지구멍을 뚫는 것이었지만, 한동안은 단순히 구멍을 많이 뚫는다고 그 음들이 다 잘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현재는 제작 기술 발전 및 노하우 축적으로 최대 12홀까지 뚫을 수 있게되었지만, 이것이 단일 공간 내에서의 물리적 한계로 여겨집니다. (다수의 제작자들 이야기로는 낮은 음 구멍을 더 뚫게되면 전체적인 밸런스 붕괴와 불량률이 급격히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러개의 오카리나를 하나로 합치는 방법이 시도되었습니다.
두개의 몸체가 연결된 더블오카리나
이탈리아 giorgio pacchioni의 더블오카리나
이탈리아 giorgio pacchioni의 더블오카리나
잠시 만들어졌다 사라진 아케타의 더블 오카리나
낸시럼블과 나무 더블 오카리나
고음 확장을 위한 키장치가 달린 오카리나
최초의 트리플오카리나인 일본 이카루스
최초로 상용화된 국산 마파람 트리플오카리나
더 넓은 음역을 위해 다양하게 시도되고 만들어진 오카리나들
이러한 오카리나들은 한동안 실험적인 목적으로만 만들어지거나 소수의 연주자들만 사용했을 뿐, 대중들에겐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하다가 한 연주자의 등장과 함께 급격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2006년, 일본의 미루토(milt)라는 연주자가 이카루스라는 트리플오카리나를 활용해 넓은 음역대의 곡을 화려한 연주와 함께 선보이게 되었는데, 이 때만 하더라도 그가 사용한 이카루스라는 오카리나는 미루토 개인을 위해 제작된 오카리나일 뿐, 대량 생산되는 악기가 아니었습니다.
미루토의 내한 공연 이후, 국내에선 마파람오카리나에 의해 최초로 트리플오카리나의 양산에 성공하고 시장에 선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오카리나들은 더 넓은 음역을 연주할 수도 있을 뿐더러, 제한적이지만 화음 연주도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오카리나를 하나로 합치는 시도는 제작과정 상 겪는 문제가 있는데, 바로 호흡의 밸런스입니다.
한 몸통(chamber)의 오카리나에서는 고음으로 갈 수록 센 호흡으로 연주를 하게 되는데, 고음역대를 내주는 오카리나는 호흡이 적게 들어가는 작은 오카리나입니다.
즉, 호흡을 점점 세게 연주하다가 입술을 옮겨 챔버를 바꿔 연주하는 순간 다시 호흡을 줄여 연주를 해야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호흡의 밸런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큰 몸통의 오카리나는 보다 평탄한 호흡을 필요로 하게 만들고, 작은 몸통의 오카리나엔 충분한 호흡으로도 소리가 잘 나게끔 구조적 설계(엣지의 크기 등)와 동시에 공기를 빼주기 위한 별도의 구멍도 뚫어줍니다.
이를 통해 호흡 차이를 어느정도 줄여주기는 하나, 그래도 차이는 존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컨트롤 하는 것은 연주자의 몫입니다.
또한 여러 악기의 호흡 밸런스를 맞추기위해 앞선 설명처럼 호흡의 다이나믹레인지가 좁게 만들어지는데, 오카리나에서의 호흡은 연주자의 감정선과 사운드의 볼륨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곡에 따라 표현력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바로 음색입니다.
음색의 문제는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각 몸통별로 음색의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찌보면 서로 각기 다른 몸통과 각기 다른 엣지를 가지고 있는 별개의 악기이기 때문에 악기를 이동할 때마다 음색이 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오카리나 제작자들이 호흡의 차이만큼이나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라 실제론 큰 차이나 어색함은 없습니다.
진짜 심각한 문제는 바로 일반적인 오카리나보다 음색이 좋지 못하다는데 있습니다.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큰 목적 중 하나가 바로 아름다운 음색인데, 더블이나 트리플오카리나는 일반적인 오카리나에 비해 음색이 떨어집니다.
음색을 좋게 잘만들면 되지 않느냐 싶겠지만, 오카리나의 음색을 결정하는 부분은 단지 기도와 엣지의 구조뿐만이 아닙니다.
바로 오카리나를 구성하는 몸체의 두께입니다. 오카리나는 두껍고 무거울수록 진동을 몸체가 상쇄시키지않고 온전히 내부 반사를 시키기때문에 울림이 좋고 고유 음색이 사라지지않고 온전하게 소리를 내줍니다. 그런데 더블이나 트리플오카리나의 경우 무게로 인한 손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악기를 가볍게 만들어야하고, 두 악기가 맞닿는 부분을 두껍게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구조적으로 일반적인 오카리나보다 음색 부분을 희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일반적인 오카리나로 연주가 가능한 음역대를 가진 곡이라면 굳이 더블이나 트리플로 연주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러한 장단점이 있으므로, 넓은 음역대의 곡을 연주할 때 여러 키의 악기를 직접 바꿔가며 연주할지, 더블이나 트리플오카리나 하나로 연주할지는 잘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 참고로 붙여 있는 각 악기를 1관, 2관 처럼 "관"이란 표현을 많이 쓰고 있는데, 정확히는 오카리나는 "관"이 아닙니다.
악기 분류상 베젤플룻류(Vessel flute)에 속하며, 베젤(Vessel)은 항아리같은 통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오카리나에서 각 악기를 구분할 땐 챔버(chamber)나 몸통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합니다.
장점 | 단점 |
---|---|
폭넓은 음역대로 더 많은 곡을 연주할 수 있다. | 아쉬운 음색 |
조옮김이 필요없이 바로 연주할 수 있다. | 무거운 무게 |
악기를 여러개 들고다닐 필요없다. | 비싼 가격 |
속주에 유리한 평탄한 호흡을 가지고 있다. | 상대적으로 부족한 감정 표현력 |
제한적이지만, 화음을 낼 수 있다. | 몸통 이동을 위한 추가적인 연습 |
더블, 트리플 오카리나 음역
C키 더블/트리플오카리나 음역.
키에 따라 옥타브 차이가 나거나, 시작음은 달라진다.
더블, 트리플 오카리나 운지법
더블과 트리플 오카리나는 현재 여러 제작자들이 만들고 있으며 급격히 대중화되고 있는 과정이고 어느정도 형태와 방향성은 정립 되었지만
몇몇 요소들은 제작하는 곳마다 차이점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2관에서의 높은 도를 어떻게 구현할지, 미b표현을 2관에도 구현할지 등등...
이러한 차이점들이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통합될지, 아니면 각기 유지될지는 아직은 알 수 없는 발전의 과도기라고 볼 수 있어서 하나의 운지법을 제공하긴 어렵고, 각 악기 제작사에서 제공하는 운지표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오카리나마을에서 제공하는 업체정보 페이지를 통해 원하는 제작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해보세요.